
“선생님, 꼭 도와주셔야 합니다.
나는 지금 끔찍하게 아프고, 죽어가고 있다는 거 알고 있어요.
이 비참한 지경에서 구해주세요. 더는 못 참겠어요.”
하이드 박사가 대답했다.
“정리해봅시다. 당신이 곧 의식을 잃고 좀 있다 죽게 될 만큼 많은 양의 진통제를,
말하자면 황상모르핀 20밀리그램 같은 것을 처방해달라는 말이죠?”
“예! 제발 자비를 베풀어주세요.”
“유감스럽지만 내가 할 수 없는 일이군요.”
하이드 박사가 대답했다.
“그러나 당신이 고통스러워 한다는 걸 안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기는 합니다.
당신의 통증을 덜어주기 위해 내가 상당량의 진통제를 처방해줄 수 있어요.
예컨대 황상모르핀 20밀리그램 정도요. 그런데 그 정도 용량이라면
당신은 이내 의식을 잃고 얼마 안 가 죽게 될 겁니다. 이 방법은 어떻습니까?”
“처음에 제안하셨던 것과 똑같네요.”
환자가 어리둥절해서 대답했다.
“오, 하지만 전혀 다른 일이랍니다!”
의사가 대답했다.
“첫 번쨰 제안은 내가 당신을 죽인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당신의 고통을 덜어준다는 것이지요.
나는 살인자도 아니며, 우리나라에서 안락사는 불법이에요.”
“하지만 어느 쪽을 택하든 저는 고통에서 벗어나잖아요.”
환자가 반박했다.
“맞아요.” 의사가 말했다.
“그러나, 나는 둘 중 한쪽의 경우에만 목숨을 부지할 수 있지요.”
<유쾌한 딜레마> 中에서
조삼모사에 논리를 단 것 같은 참 묘한 뉘앙스입니다.
똑같은 일이더라도, 과정과 의미가 다르면 결국 다른 것이라는-
어쩌면 지금하고 있는 일들도 비슷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똑같은 뻔한 결과를 놓고,
이런 저런 의미를 붙여 뭔가 대단한 것인냥 포장하는 것.
혹시, 이렇게 일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봅니다.
발췌한 글처럼
“나는 둘 중 한쪽의 경우에만 목숨을 부지할 수 있으니까”라고
핑계를 대면서 말이죠.
진정한, 진짜 하고 싶은 크리에이티브보다는
잔머리와 임기응변으로
겉만 번지르르한 것을
카피가 아닌 말로 팔고 있는 건 아닌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2008 – 2025, ‘adim21.co.kr’, ‘copywriter.or.kr’. All rights reserved.
이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
2개의 댓글
예비 · 2008년 07월 16일 6:12 오후
와우 드디어 쓰셨네요!ㅎㅎ 짧지만 무언가 메세지를 던지는 글이네요 ㅎ 유쾌한딜레마..읽어봐야지 ㅋㅋ
아딤 · 2008년 07월 18일 10:07 오전
1년만에, ㅋㅋㅋ. 이 넘의 게으름병은 언제나 치유될라나..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