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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타고라스는 그냥 학자만은 아니었던 모양이에요.
어떻게 보면 교주 같은 생활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와 제자들, 그러니깐 피타고라스학파는
엄격한 계율에 따라서 생활을 했고요.
계율을 어길 경우에는 무서운 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제자가 어느 날,
조직의 중대한 비밀을 발설했습니다.
바로 무리수라는 게 존재한다는 사실이었죠.

제자는 벌을 피해서 달아나다가
물에 빠져 죽었다는 얘기도 전해집니다.

안녕하세요? FM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인간은 뭐든지
권력으로 바꾸는 능력이 있나봅니다.
돈, 물리적인 힘, 때로는 지식.

뭐든지 권력의 기반으로 삼는 능력,
참 놀랍죠.

그런데요, 아주 작은 힘도 휘두르고 싶은 반면에
휘두를 수 있는 힘도 왠만하면 감추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쉽게 힘을 휘두르지 않는 사람들이
결국 멋지게 조용히 승리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가끔 보는데요.

우리 사는 세상에서는,
실제로는,

언제 (한숨) 보셨어요?

 

2.

큰 사기꾼은요..
처음에는 아주 작은 약속들을 잘 지켜나간다고 하죠.

예를 들면 작은 돈을 빌렸다가 정확한 날짜에
이자까지 정확하게 계산해서 돌려 줍니다.
그러기를 반복하면서 마침내..
이런 말까지 듣기에 이릅니다.

” 딴 사람은 다 못믿어도 저 사람만은 믿을 수 있어..”

그러던 어느날..
그 사람은 비교적 큰 돈을 빌려 달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의심없이 덥석 내주게 되죠.
그리고 그 다음은.. 짐작하시는 대로입니다.

안녕하세요?
FM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이런 말이 있죠.

” 큰 비밀을 간직하고 싶다면, 사소한 부분에서는 솔직하라! ”

사소한 말과 행동에서 솔직해 보이면
사람들은 더 이상 파고 들려하지 않거든요.

그건요. 보물을 어디다 숨겨두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누구나 노릴만한 금고 안에 두느냐..
아니면 현관 신발장에 툭 던져두느냐..

 

3.

1, 2번은 라디오 ‘정은임의 FM영화음악’의 오프닝 멘트들입니다.
몇개 남지 않은 20대의 기억들 중 하나인 정은임.
그녀가 사고로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소식을 접하고, 서핑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정은임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아직, 남아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을 보며 잊었던 기억을 찾았는데,
찾자마자, 영영 찾을 수 없게 된 것에 대한
더 애절한, 더 가슴아픔을 느끼고 말았습니다.

고등학교때일 겁니다.
그 당시, 1시부터 하던 영화음악이 있었습니다.
‘조일수의 영화음악’
매일 공부한답시고, 이어폰 끼고 앉아서 몽상을 그려나갔습니다.
그러다 대학을 가고, 언제 스쳐 지나가듯 다시 들었을때는 아나운서가 바뀌었습니다.
그때 바뀐 아나운서가 정은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목소리 참 좋다’에 매력을 느껴서,
한번 두번 듣다가, 결국 거의 매일 듣게 되었지요.
단어 하나하나, 말투 하나하나가
듣는 저에게 생각과 생각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고정코너였던 평론가 정성일과의 대화에선
그 생각의 깊이감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주 작은 힘도 휘두르고 싶은 반면에,
휘두를 수 있는 힘도 왠만하면 감추는
사람들이 있듯이 그녀는 감추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큰소리로 말하지 않더라도,
작은 대화나 말한마디, 말투하나의
사소한 것부터 마음은 허물어버릴 수 있는 그런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새벽 1시에 그녀의 이야기와 음악을 들으며,
사랑을, 자유를, 혁명을 생각했습니다.

그녀의 방송은 아련한 추억과 낭만이 되어가겠지만,
그녀가 전하는 사랑과 자유와 혁명은
제 가슴 속에서 아직 방송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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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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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댓글

dolkong · 2004년 08월 07일 11:05 오전

정말 좋아하던 아나운서였는데…왜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은 빨리 떠나는걸까요

아딤 · 2004년 08월 09일 9:47 오전

좋은 기억만 가질 수 있게 하는 거겠죠.

· 2007년 09월 20일 7:45 오후

고등학교 때 알람을 맞춰두고 새벽에 일어나서 듣곤했죠. 정말 좋아했던 프로였고, 아나운서였는데…고인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빕니다. 좋은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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