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5년 10월27일 가난한 농부의 8남매 가운데 일곱째로 태어났다.
궁핍한 집안 사정으로 7살 때부터 거리에서 땅콩이나 오렌지 등을 내다팔지 않으면 안됐다.
아홉살 때 아버지가 돈을 벌러간다며 집을 나가버려
북동부 페루남부쿠에서 최대도시 상파울루의 뒷골목으로 이주해
단칸방에 아홉식구가 뒹굴어야 했다.
이런 찢어지는 가난으로 인해 그는 10살이 돼서야 겨우 글을 깨쳤으며
초등학교조차 졸업을 1년 남겨두고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후에도 학교 문턱을 넘어보지 못했지만 주경야독의 생활로 고교 졸업 자격증을 땄다.
세탁소 점원, 구두닦이, 환경미화원 등 벌이를 위해 닥치는 대로 일하던
그는 14살 무렵 자동차공장 선반공으로 취직하면서 본격 노동자의 길로 나가게 됐다.
19살 때는 볼트를 수리하던 야간작업을 하다
동료의 실수로 프레스에 의해 왼쪽 새끼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군사독재 정권 치하인 66년 그는 한 금속산업 공장에 취업했지만
당시만 해도 오직 축구클럽에만 관심을 보인 비정치적인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노동조합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형 치코에 의해서였다.
사회주의자인 형은 그에게 지하유인물을 읽도록 하는 등 이른바 의식화 작업을 했다.
열심히 공부해 딴 고교 졸업 자격증을 인정해달라고
고용주에게 요구했으나 거부당한 것도 노조 활동의 동기가 됐다.
이후 69년 금속노조 대의원, 72년 사회복지부문 제1비서,
75년 10만 금속노동자의 대표인 노조위원장 당선 등
그는 노동운동가로서 꾸준히 성장했다.
노조위원장에 재선된 78년에는 브라질 노동운동사에 새 역사를 썼다.
뛰어난 지도력과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10여년 동안 파업없이 양순하기만 했던
10만여명의 금속노동자를 움직여 그해 5월 이 나라 노동운동사와 민주 노정에 큰 고비를 이루는
노동자대투쟁의 불꽃을 당겼던 것이다.
80년 2월10일 그는 상파울루 주변 공단 노동자집단을 중심으로 노동자당을 만들어 지도자가 됐다.
지식인 중심의 브라질공산당과 마오쩌둥주의 계열 공산당 등 기존 좌파에 한계를 느낀 데다
노동자 대중의 실질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한 정당정치를 통하지 않고서는
노동자들의 처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와 함께 그해 4월 임금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외치며 다시 파업을 벌이는 등
노동운동의 고삐도 늦추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17명의 노조 지도자와 함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투옥되기도 했다.
그는 이후 86년 최고의 득표를 기록하며 하원의원에 당선하면서 급성장해
89년 노동자당의 대선 후보로 나서 토지개혁 등 급진적 정책을 제시하며 결선투표까지 나가는 등
선전해 브라질은 물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94, 98년에도 잇따라 대선 후보로 출마했으나 모두 1차 투표에서 아쉽게 떨어졌다.
그는 4차례의 도전 끝에 마침내 ‘세계 제9위 경제대국’인 브라질의 대통령이 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이다.
<한겨레 2002년 10월 29일>
학창시절 읽던 영웅의 전기문도 아닙니다.
더욱이 TV 속 드라마도, 장편영화도 더욱 아닙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로 시작하는 뻔한 스토리이지만,
실제 상황이라는 것이고, 현재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지금, ‘룰라’라 불리우는 이 브라질 대통령의 좌파성향을 말하려 하는게 아닙니다.
이 사람이 험난과 역경을 이겨내었다는 ‘인생역전’을 보려는게 또 아닙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접하고, 두가지를 느꼈습니다.
‘엘리트가 아님에도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사회적 풍토’와
‘열정이 발휘하는 능력’을 보았습니다.
열정 하나로 ‘룰라’는 대통령의 자리에 까지 올랐습니다.
그러나, 지금껏 ‘룰라’의 열정은 자신의 열정을 발휘할 준비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된 이제야 그 열정을 표현해내고, 발휘할 것입니다.
그전까지, 그 열정을 표출하고자 단지 길게 준비하고, 열망했을 것이니까요.
오늘, 어제의 신문을 보고,
열정의 힘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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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이지선 · 2002년 11월 05일 3:00 오후
열정의 힘…..그게 통하는 세상이….아니, 세상의 문이 많이 넓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딤 · 2002년 11월 05일 5:06 오후
우리가 이 세상에 살수록 우리 때문에 점점 넓어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