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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늘 고질병을 가지고 살았다.
고호도, 모짜르트도, 베토벤도 어느 누구도 치유하지 못했다.
의학 공부를 했던 프로이드도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신병을
치유하지 못한 채 어디선가에서 쓰러져갔다.
그렇게 그들은 스스로를 깎으며 삶을 줄여갔다.
그 아무도 이겨낼 수 없었던 그 병은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채,
우리 시대에서 살고 있다.

 

90년대의 기린아였던 서태지는 병을 고치러 떠났다.
‘보통의 청년으로 ‘돌아가기 위해 떠났다.
그들은 천재도 아니었으며, 이상이나 프로이드 처럼 신병(神病)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천병(天病) 또한 없었다.
그저 보통의 음악가이었고, 모짜르트도 아니었다.
‘존재론적 인식론’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던 그들에게의 ‘보통의 청년’이란
단지 대중적 인기가 없는 사람일 뿐이다.
4년 동안 1백 억을 벌어 들이면서, 50대에서나 꿈 꿀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어했다.
완전한 한탕으로 만들어낸 안전한 여생을 꿈 꿀 뿐이다.
포기한다면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에겐
더 이상 음악은 천병의 작업 끝에 나온 작업이 아니었다.
대중적 인기를 쫓기 위한 미련하고도 바보같은 일상의 생활이었고,
지친 사냥개 처럼의 전쟁터 병사였을 뿐이다.
그들이 모짜르트였다면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깊은 회의와 주접을 떨고 있을 것이다.
천병을 치유하지 못한 채로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제1예술인 음악은 다른 예술보다 가장 먼저 출발한 장르이다.
원시 사회에서 부터 음악은 늘 존재해 왔다.
그리고 음악을 잘 하는 사람이 단군이었음을 추상할 수 있다.
음악은 그리스 신화에서나, 단군신화에서나 모두 신(神)과 접(接)을 위한 장르였다.
아무리 세속의 귀를 위한 음악이라고는 하지만 그 창작의 작업은 무척 힘든 행위이다.
음악을 창작하는 일 자체가 신접(神接)의 작업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그 위대한 제사장의 일을 거부하고
‘보통의 청년’인 복재기를 원하고 있다.

기억한다.
괄괄하게 핏기없던 마른 목소리로 살았던 김현식을 기억하고,
광대뼈가 어두운 유재하를 기억하고, 다른 시대를 살고픈 작곡가 김순남을 기억한다.
그리고 이 땅의 촉촉함을 기억했던 윤이상을 기억한다.
천병에 시달렸던 미련한 이들은 이 세상에 없다.
한번도 주어진 그 삶을 책하지 않은 채로 살아왔다.
이들에게는 세상이 주는 천세의 고통보다 이길 수 없는 천병이 있었기에
아무 것도 회의하지 않은 채로 살아왔고, 그렇게 갔다.
물 속에 있는 한, 물 밖을 알 수 없는 것을 그들은 영악한 머리로
이미 물 밖의 세상을 보았다.
그리고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허울좋은 포장을 이제야 벗어버리고 말았다.
‘우린 아직 젊기에’ 그러 했을까?
그토록 믿어 왔고 그런줄을 아무도 의심하지 못했거늘 그들은 포기하고 말았다.
창작의 작업보다 덜 고통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보통의 청년’도 많은 굴레를 가지고 있다.
귓 속에서 울리는 락의 기타음을 그들은 거부할 수 있을까?
창작의 작업보다 더 심한 고통을 ‘보통의 청년’이 된 그들에게는
야위어 가는 더 큰 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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